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5년 전 IS는 중동에서 매우 강력하고 위험한 세력이었으나 이제 미국이 그 지역의 칼리프(이슬람교 왕국)를 물리쳤다”며 “작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감에 따라 우리는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고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영토, 자금, 지원, 국경침투 수단을 막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이겼다”며 “역사적인 승리 이후 우리의 위대한 젊은이들을 고향으로 데려올 시간이 됐다”고 언급해 시리아 철군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계속된 만류에도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건 공약이기는 하지만 시리아에서 함께 작전을 벌여온 쿠르드민병대에도 당일 통보될 정도로 철수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인 트럼프 대통령이 시선을 돌리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맹국들도 미국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시리아 북동부에 소수의 특수부대 병력을 배치한 영국은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며 철군에 반발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시리아 내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고 시리아에서 미국을 도왔던 쿠르드민병대의 손을 놓아버리면 아프가니스탄이나 예멘·소말리아 등에서도 민병대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IS가 시리아에서 힘을 잃었다 하더라도 완전히 격퇴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지상군을 전면 철수시키는 것은 3년여 만이다. CNN은 “시리아 정부군을 견제하던 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란의 목소리가 커지는 동시에 러시아가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