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망한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2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1,100만 비정규직 촛불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대학원생 조교, 방과 후 강사 등 특수노동자, 마트 노동자, 방송 드라마 스태프, 환경미화원, 대리운전 노동자, 톨게이트 수납원, 학습지 교사 등 비정규직들로 구성됐다. 주최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씨 사망 사고에 대한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아 이번 행진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촛불 행진 참가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비정규직 철폐하자”, “김용균의 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등 구호를 외쳤다.
기흥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유흥희 씨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이 그의 죽음이라고만은 생각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에서 수도 없이 많이 떨어져 죽고, 제철소에서도 형체도 없이 녹아서 죽는다”고 말했다. 신대원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발전소에서 노동자가 땀과 피를 흘려야 전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먼저 간 우리 용균이는 그날 고된 업무를 했지만 그 결과는 누군가의 빛으로 남아 소중하게 쓰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최 측은 밤샘 농성을 하고 이어 22일 범국민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앞서 김용균 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동료에게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