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사상자를 낸 천호동 성매매업소 화재와 관련해 경찰 등 관계기관이 24일 합동감식에 나선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소방당국, 국과수, 한전 등 관계기관들과 합동해 감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화재와 관련해 총 40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이들은 24일께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건축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도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1차 감식 결과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1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빠져나온 박모(27·여)씨는 “누군가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소리를 지른 이는) 사망한 업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50대 업주는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잠자던 나머지 피해자들을 깨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자신이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이번 화재가 16분 만에 진화됐음에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노후한 건물과 여성들이 합숙하며 지내는 방식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낡은 건물에 모여 함께 생활하는 성매매 집결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형 인명피해가 이어질 우려가 크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벽돌과 슬래브로 지어진 노후 건물로 준공 일자가 1968년 7월5일로 올해 50년이 됐다.
또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16분 만에 진화했음에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소방 시설이 없는 건물의 1층에서 불이 시작돼 빠른 속도로 연기가 퍼지면서 출구가 막히고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잠을 깬 피해자들이 1층으로 피신하지 못한 채 연기만 들이마신 탓에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같은 노후 건물이 모인 성매매 집결지가 여전히 전국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앞서 2000년 군산 대명동 참사 등을 계기로 성매매 방지 특별법 등이 제정·시행되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면서 대부분 성매매 집결지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도 집결지를 떠나지 못하는 성매매 여성들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성매매 집결지 22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4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건물주가 건축법등 관련법을 위반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