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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에다 파월 해임설까지 ‘첩첩산중’

뉴욕증권거래소/AFP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AFP연합뉴스



◇ 주식시장

지난 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 우려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제전문 매체 CNBC와 배런스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주 대비 6.87% 하락한 2만2445.37포인트에 마감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주 대비 7.05% 내린 2416.6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주 대비 8.36% 내린 6332.99포인트로 한 주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의 고점 대비 22%나 하락하며, 뉴욕 증시의 3대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먼저 약세장에 진입했다. 나스닥지수는 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와 S&P 지수도 고점 대비 각각 16%, 18%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앞둔 상태다. 배런스는 올해가 끝나기 전 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가 약세장에 들어선다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18~19일(현지시간) 진행된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2.25~2.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2019년에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에 예측한 세 번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연준은 또 올해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CNBC는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포함한 연준의 발표 이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매도세가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통화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와 대차대조표 축소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시장에 산재하고 있다.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상원에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며, 22일 0시(한국시간 22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갔다.

하원에서 승인된 예산안의 상원 처리가 무산된 가운데, 장벽 예산안을 놓고 백악관과 민주당이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셧다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절박하게 필요한 국경 보안(갱단과, 마약, 인신매매 등)을 두고 민주당과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셧다운 사태 장기화를 시사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오른 2.792%를 기록했다. 이번 주 10bp 하락했다.

국채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7bp 상승한 3.027%를 나타냈다. 이번 주 12bp 내렸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내린 2.642%에 거래됐다. 최근 3개월 이상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번 주 9bp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1.6bp에서 이날 15.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물과 단기물은 최근 흐름을 되돌렸다.

내년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3번에서 2번으로 낮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향으로 장기물은 이번 주 지속해서 상승했다. 이와 달리 단기물 금리는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덜 내렸고, 장기물과 격차는 10bp 이내로 좁혀졌다.

장기물은 단기적으로 더는 오르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해져 이날 뉴욕증시가 연속 급락하는 뚜렷한 위험회피 성향에도 내렸고, 단기물은 상대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올랐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노린 투자자들이 베팅 일부를 거둬들인 영향도 있었다. 이런 되돌림은 전날 장 후반부터 나타났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7개월 동안의 박스권 하단을 뚫고 내려갔고, 전일 장 초반에는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 국채시장이 주시한 뉴욕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던 연준에다 셧다운 우려도 가세하며 대규모 매도 속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이사는 “다우가 안정되는지에 미 국채시장이 달려있다”며 “주식 매도 압력이 지속하면 채권에는 상당한 매수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캐피털 마켓 대표는 “연준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시장 하락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미국 재무부는 3년과 5년, 7년물 국채 등 1,130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에 나선다.

◇외환시장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30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15엔보다 0.090엔(0.08%)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8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586달러보다 0.00999달러(0.8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4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46엔보다 1.04엔(0.8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70% 오른 97.023을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0.5% 하락했다.

미국 경제 둔화에다 이날 셧다운 우려도 가세했지만, 저가 매수도 활발해 장 초반부터 달러화는 상승 반전을 시도했다.

지난 주 들어 전날까지 달러지수는 1.2%가량 떨어질 정도로 연속 하락했다. 2월 중순 이후 주간 하락률로는 가장 컸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만 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로 결국 엔화에도 상승 반전했다.

연준이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2020년 초까지 3번 이상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뒤 미국 경제의 성장 열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보다 특히 더 미국 경제의 위험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점이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내년 경제에 대한 시각을 눈을 크게 뜨고 재점검할 것이라며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은 경제가 강해야만 적절하다고 시장을 달랬다. 또 연준이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 등 시장의 우려에 대해 주의 깊게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수석 전략가는 “과거 미국 정부의 셧다운 때 달러는 일반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며 “달러는 이미 앞서 떨어졌고, 셧다운 처음 며칠 동안만 떨어진 뒤 이후에는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크리스마스부터 신년까지 통상 거래량이 매우 얇아지는 만큼 아주 작은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틀러 전략가는 “특히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국방부 장관이 사임하는 등 여러 조치가 갑자기 한꺼번에 발표된 뒤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과거 셧다운과는 차이가 있어 미국 행정부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 인근에 위치한 오일 시추기/로이터연합뉴스프랑스 파리 인근에 위치한 오일 시추기/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9달러(0.6%) 하락한 45.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1% 급락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이에따른 초과 공급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여전했다.

이날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원유채굴장비 수가 큰 폭 늘어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883개로 지난주보다 10개 늘었다. 이는 최근 6주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미국은 이미 셰일오일 생산 확대로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셰일오일 채굴장비 수가 큰 폭 늘어난 점은 미국발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이 이라크의 이란산 천연가스 수입에 대한 제재 예외를 3개월 연장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WTI는 장중 한때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초 공개한 것보다 많은 하루평균 32만 배럴가량을 감산할 것이란 소식 등이 유가를 떠받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재점검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기록물 국립기록물보관소의 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으로 굳게 닫혀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기록물 국립기록물보관소의 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으로 굳게 닫혀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로이터연합뉴스


◇주간(24~28일) 전망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하는 데 따라 하락 우위의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 관련 지표 발표가 이어지는 점도 시장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을 측근들과 논의했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도 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국경장벽 예산 관련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미 정부는 결국 성탄절을 코앞에 둔 시점에 셧다운에 돌입했다.

통상 셧다운은 경제나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정국의 혼란은 물론 시장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시점이라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내년부터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다시 장악하는 만큼 백악관과 의회의 마찰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예산안 대치가 길어질 경우 향후 국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과 이에 반발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의 사임으로 정권 내부 갈등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부상한 상황이다. 미 의회는 주말 동안에도 예산안 관련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여전히 양호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차츰 약화하는 점도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지난 3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3.4%로 이전에 발표된 잠정치보다 0.1% 하향 조정됐다. 더욱이 3분기 성장에 재고 증가가 큰 폭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증가는 향후 소비 증가를 대비한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좋지 못하면 생산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부메랑이 된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점증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자 쪽 해석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주는 기존주택판매 등 주택시장 관련 지표가 중점적으로 발표된다. 주택시장은 최근 가장 뚜렷한 둔화 추세를 나타내는 분야다.

지난 주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 전망을 제시한 데 격분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의 해임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이런 논의가 알려진 것 자체가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24일에는 11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국가활동지수(CFNAI)가 발표된다다.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금융시장은 오후 1시(현지시간)에 조기 폐장한다.

25일은 크리스마스 연휴로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26일에는 11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12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와 MBA 모기지 신청건수, ICSC-골드만삭스 연쇄점판매지수, 존슨 레드북 소매판매지수도 발표된다.

27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와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가 발표된다. 11월 신규주택판매와 12월 소비자신뢰지수, 12월 곡물가격, 연준 할인창구 대출, 외국중앙은행 미 국채 보유량이 나온다.

28일에는 주간곡물수출과 11월 상품수지, 도매재고, 1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11월 잠정주택판매가 발표된다.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천연가스재고와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도 나온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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