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가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 유지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 3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흥기 조합장 명의의 공고문을 내고 오는 1월 7일 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선정 취소를 주요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최 조합장은 임시총회 소집 발의서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시공자로 선정되기 전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사항을 임의로 변경·축소했으며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제시한 입찰조건 중 공사대금 및 공사 범위를 준수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임시총회 소집 사유를 밝혔다.
아울러 임시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시공사 선정 취소 안건이 의결되면 참여 의사를 밝힌 시공사 4곳과 설명회·간담회를 연 후 경쟁을 통해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반포 3주구는 현재 전용면적 72㎡ 1,490가구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91가구의 대단지가 될 전망이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7월 2번의 유찰 끝에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에 나섰지만 2회 연속 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지난 7월 28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선정 당시 조합 내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낸 제안서 내용을 두고 반발이 있었다. 예컨대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1월 제출한 1차 제안서에는 총공사비 8,087억원 가운데 1,213억원의 무상 특화가 제시돼 있는데 수의계약서에는 이런 특화 공사가 빠졌다는 것이다. 특화 공사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업체로 선정된 후 어떤 불리한 조건을 제시해도 조합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합원 66%의 찬성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5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 최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체결하면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5분의 1 이상의 조합원 발의로 임시총회 소집 공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움직임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의 조합원들은 조합장 해임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합장 해임총회를 추진하는 측은 “(시공사 선정은) 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사항”이라며 “조합원 스스로 더 이상 재건축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는 발의서가 500장 이상 걷혔고 다음 달 중순께 조합장 직무 정지 및 해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일단 시공사 취소 총회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것인지 등을 알아볼 계획”이라며 “조합장 등이 취소를 강행할 경우 법적 다툼으로 갈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