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 부대의 철수 절차에 착수했다. 미 정부의 한 국방 관리는 이날 CNN 방송과 AFP 통신 등에 “시리아에 관한 행정명령이 서명됐다”고 밝혔지만 서명한 사람과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CNN은 다른 군 관계자를 인용. 연말에 물러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도 고위 국방 관리를 인용해 매티스 장관이 향후 몇 주 안에 시리아에서 미군 병령을 철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 명령은 미군 병력이 시리아에서 언제, 어떻게 철수할지에 관한 내용을 간략히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15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파병됐던 시리아 주둔 미군은 약 3년여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우리 군대가 집으로 돌아온다!”라는 글을 올려 미군 철수를 축하했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미군 병력 2,600여 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군은 몇 주 후 철수를 시작할 전망이다. 철군 작업을 마치는 데에는 여러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IS에 맞서 우리가 이겼다. 역사적인 승리 이후 우리의 위대한 젊은이들을 고향으로 데려올 시간이 됐다”고 선언하면서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이에 반발한 매티스 장관이 사임하고, 공화·민주 양당은 초당적으로 철군에 반대하는 등 커다란 후폭풍이 일었다. 미국 밖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보도되기 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하고 “천천히 이뤄지고 고도의 조율을 거치는 미군 철수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며 철군 결정엔 변함이 없음을 과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에 남아있는 IS라면 뭐든지 뿌리뽑겠다고 내게 강력히 알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고, 터키는 바로 (시리아의) ‘옆집’에 있다”는 트윗을 심야에 올려 터키가 남은 IS 소탕 임무를 전담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시리아 철군과는 별도로 이라크에 주둔하는 5,000여 병력에 대해선 철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라크에 주둔하는 특수전 병력은 시리아에서 ‘가치가 높은 표적’을 공격하는 작전에 일부 동원될 수 있어 철수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