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95호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 /사진제공=문화재청 고려청자의 뛰어난 공예미를 감상할 수 있는 대표작 중 하나가 바로 국보 제95호로 지정된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다. 파서 새기는 음각, 돋워 새기는 양각, 파내는 투각을 비롯해 퇴화·상감·철화·상형 등 청자의 모든 장식 기교를 총동원해 만들었다. 투각으로 꾸민 구형 뚜껑과 연꽃 모양의 몸체, 판형의 받침으로 구성돼 있다. 발부분은 토끼 형태로 제작돼 세 마리가 향로 전체를 등으로 떠받치고 있다. 작은 토끼지만 음각으로 눈매를 그리고 검은 철화점을 찍어 눈동자까지 표현해 영민함을 강조했다. 구형 뚜껑을 자세히 보면 칠보 무늬가 투각돼 있고 작은 점을 찍어 백토를 넣고 구운 백상감 기법이 사용됐다. 마치 진주구슬이 맺힌 듯하다. 몸체는 틀로 찍어낸 꽃잎들을 하나하나 붙여 활짝 핀 연꽃으로 만들었고 꽃잎의 꽃주름까지 정교하게 보여주고 있다. 높이 15.3㎝의 작은 향로에 이 모든 것이 다 담긴 게 놀라울 따름이다. 고려 공예기법의 절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다 향을 피우는 실용성과 감상 용도의 미적 성취까지 이룬 걸작이라 국보로 지정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며 박물관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서 지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