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쳐왔던 소난골(Sonangol)사의 드릴십 두 척이 계약 5년 여 만에 선주 측에 인도된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두 척을 내년 1월 말과 3월 말 각각 인도하기로 선주 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최종 확정 가격은 선수금을 포함해 척당 5억3,000만달러(약 5,970억원)다. 최초 계약 가격인 척당 6억2,000만 달러보다는 낮아졌지만 현재 시장가격보다는 높은 금액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이 드릴십 두 척을 수주해 2015년 말 인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소난골이 뱃값을 내지 못하고 3년 동안 인도를 거부하면서 대우조선 부실의 ‘원흉’으로 꼽혔다. 선수금 2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모두 장부에 손실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뱃값의 70%만 받고 30%는 해당 드릴십이 운영될 회사의 지분으로 받는 방안 등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될 거란 우려로 인해 성사되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유가가 상승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인도 일정이 확정됐다. 대우조선은 배를 인도하는 즉시 9,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모두 회계상 이익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유가 변동성에 따라 소난골이 또 다시 인도를 거부할 것에 대비해 인도가 늦어질수록 금전적 페널티를 소난골에 부과하는 조항도 이번 계약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며 “조기 경영 정상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자평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