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금융사 빌딩.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5G 통신으로 연결한 바리스타 로봇에 주문이 전달되더니 로봇팔이 이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봇은 전문 바리스타 못지 않은 움직임으로 커피를 추출했고 컵에 따랐다. 커피 제조를 끝낸 로봇은 현재 상황을 관제센터에 초고속으로 전송했고, 이내 스마트폰에 푸쉬 알림이 떴다. 총 소요시간은 30초. 웬만한 카페 못지않은 신속 서비스였다. 픽업데스크로 가서 스마트폰에 적힌 개인식별용 번호를 입력하니 로봇이 음료를 전달해줬다.
KT는 세계 최초로 5G 로봇카페를 선보여 한 금융사 직원휴게소에 설치했다. 기존 무인 로봇카페 ‘비트’에 5G 통신을 접목한 형태다. 과거 무인카페에는 유선을 활용했지만 5G 통신이 접목되면서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고 안정성이 높아졌다. 5G 통신은 또 고화질 지능형 CCTV 영상을 관제 센터에 전달하는 등 로봇을 24시간 관리하는데도 사용됐다. 기존 LTE라면 끊김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었지만 5G여서 통신 지연 우려가 없었다. 로봇의 이상징후와 오작동 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달됐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환경이 갖춰지면서 커피 주문과 대응도 신속해졌다. KT는 앞으로 바리스타 로봇에 음성인식 기능을 확대해 음성을 통한 주문이 가능해지도록 할 계획이다.
KT가 5G 시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AI와 로봇 분야다. 5G 통신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특성을 지닌 만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로봇이 연결되면 폭발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KT가 지난 1일 5G 서비스의 첫 번째 가입자로 선택한 고객도 사람이 아닌 로봇 ‘로타’였다. 로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 안내 로봇인데 5G서비스를 통해 롯데월드 놀이기구의 실시간 정보 등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1호 가입자로 로봇을 선정한 이유는 5G 시대가 AI와 사물인터넷 등 혁신기술과 융합해 이전에 없던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KT는 로봇과 AI의 접목을 통해 5G와 연계한 미래먹거리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KT가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AI 분야다. KT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AI기기 ‘기가지니’ 사업을 확장 중이다. 기가지니는 가입자만 140만 명에 달한다. AI와 로봇을 접목하면 통신서비스 못지 않은 폭발적 사업 확장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채환 KT AI사업단 상무는 “AI와 로봇 사업이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호텔·외식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적용범위가 확대될 것이며 5G와 결합을 통해 무한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