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첫 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김금희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2016년 젊은작가상 수상 당시 “김금희의 시대가 올까.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라고 말했을 만큼 김금희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꼽힌다. 책은 제목처럼 ‘경애(敬愛)의 마음’을 배워나가며 스스로 단단해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인과 이별하고 씻는 일조차 할 수 없는 깊은 무기력에 빠진 경애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연애를 상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음에 와 닿는 솔루션을 답신으로 보내주곤 했던 연애상담 페이지 ‘언니는 죄가 없다’의 운영자 ‘언니’를 경애는 몇 년 뒤 회사에서 만나게 된다. 반도미싱 영업부의 팀원 없는 팀장대리인 상수가 퇴근 뒤 밤에는 ‘언니’라는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 그렇게 한 회사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게 된 경애와 상수 사이에는 그들도 모르는 연결고리가 또 하나 숨겨져 있었다. 바로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경애는 동시에 그 사고의 생존자이기도 했다. 그 연결고리를 알지 못한 채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점점 더 특별한 애틋함으로 다가가게 된다. 같은 상처를 공유하는 경애와 상수에게 이 화재사건은 단순히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슬픔이다. 경애와 상수는 사고 이후 삶을 견뎌내며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이어간다.
책은 크게 경애와 상수 두 사람의 연애서사로도 읽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소재로 풍부한 의미를 담았다. 경애가 반도미싱의 부당함에 맞서 벌이는 파업과 그 파업에 가담했던 다른 동료들, 특히 ‘조선생’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노동의 윤리와 그에 실린 목소리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평범함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일상을 받치고 있는 힘은 바로 보통의 마음들이라는 것이다. “현실이 망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건 보통의 사람들이 각자 가진 강력한 힘을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광장에서 촛불을 봤을 때 그런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됐는데, 각자 흩어져 일상의 질서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가 이렇게 모여드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