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수고용직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 추진] 칼바람 부는 보험사...1년새 설계사 6,300여명 떠났다

4대 사회보험 가입 의무화 땐

보험사 월 1,075억 비용 부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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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4대 보험 의무화 작업에 돌입하자 주요 보험사들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선의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70%가 보험설계사인 점을 감안할 때 올 한 해 동안 6,300여명의 전속 보험설계사들이 직장을 떠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특수고용직에 대해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까지 추진됨에 따라 보험업계의 칼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10만715명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37%(6,300명)나 감소했다. 이러한 인력 구조조정 흐름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졌음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로 8,000여명을 웃도는 설계사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생명보험회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이탈 현상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것이다.

이들의 일터인 지역 점포 수 역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 상반기 생보사의 점포 수는 3,37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3,687개)에 비해 312개 줄었다. 5년 전(4,402개)에 비해 1,000개가 넘는 점포가 사라졌다.


이는 국내 생보시장의 포화, 독립보험대리점(GA) 이탈 등 만성적인 위험 요소와 함께 최근 들어 고용보험 의무화 등 정부 정책 리스크까지 부상하며 선제적인 비용 감축에 들어간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한술 더 떠 보건복지부가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9개 특수고용 노동자 44만명을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적용대상으로 검토하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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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사회보험 의무적용의 사회ㆍ경제적 영향과 대안’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에서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40만 보험설계사들에게 4대 사회보험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은 월 1,075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고용보험만 먼저 의무 도입해도 월 173억7,000만원을 보험사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전체 설계사 기준으로는 6만4,957명(20만원 이하 기준)∼15만7,438명(100만원 이하 기준)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는 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부가 4대 보험가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저성과 보험설계사의 퇴출압박을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최근 들어 자회사형 GA를 설립 및 확대하거나 본사 소속 설계사들을 암암리에 자회사형 GA로 전직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일각에서는 설계사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GA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과 120억원을 출자했다. ABL생명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형 GA 출범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라이나생명·미래에셋생명·메트라이프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 자사형 GA 사례다. 2~3년 전부터 대형 생보사 위주로 도입된 자회사형 GA는 설립 당시부터 지역 대리점과 설계사로부터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반발을 샀다.

생보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기조를 내세운 정부 눈치를 보며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최대한 자제해온 보험사들이 4대 보험 가입 추진이 본격화됨에 따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민연금 가입 의무화 등 새로 부상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자회사형 GA 전직 등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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