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 "경제실패 프레임 안타깝다"

■文대통령, 민주당 오찬·신년사

"성과 있어도 제대로 전달안돼"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우리 사회에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성과가 있어도 그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과다한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용절벽과 경기악화가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예산 등 여러 보완책이 마련돼 있어 이를 차근차근 집행하면 내년에는 성과가 조금씩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용과 소득분배도 조금씩 나아지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경제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취사선택해서 보도하고,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올해 소비는 지표상 좋게 나타났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소비심리지수의 지속적 악화를 얘기하며 소비가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했다”며 “소비가 상당히 견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사실 그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경제 인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밑에서 경제가 괜찮다는 보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집권 초반의 반시장적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실패’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앞으로 소통을 대폭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당정청 모두 소통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인 저부터 국민들 앞에 더욱 다가가서 더 많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새해 정책 기조로 ‘사람중심 경제’를 강조하며 미완성 상태인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새해에도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기보다는 보완책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가 이룬 전환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완성된 상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해에 우리 정부가 해내야 할 과제”라며 “사람중심 경제가 옳은 방향이고 국민들의 삶을 좋아지게 했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려면 경제의 활력을 높이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과 민생의 어려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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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를 겪었던 2018년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높아졌고 보육비·의료비 등 필수 생계비는 낮아졌다”며 “기초연금·장애인연금·아동수당 등을 올리는 등 사회안전망도 확충했다”고 말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청년들이 구직활동에 애를 먹고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진단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뿐만 아니라 갑을관계 개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같은 공정경제 분야, 규제혁신과 사상 최고치의 벤처투자, 전기 수소차의 보급확대 등 혁신성장에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까지 진도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 비핵화 회담이 교착상태지만 내년에도 자체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종북’ ‘친북’ ‘퍼주기’ 등 색깔론이 과거처럼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성과를 중심으로 지지 강도가 좌우되는 수준에 우리 사회가 이르렀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2018년은 남북관계를 분단과 대결의 시대에서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대전환시킨 역사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놓은 신년사에서도 “평화가 한 분 한 분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돌이킬 수 없는 평화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은 함께 잘살기를 열망한다”며 “미처 살피지 못한 일을 돌아보며 한 분 한 분의 삶이 나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 따뜻하게 세상을 밝히라는 촛불의 마음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국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 공세’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이 피고발인 신분인데 운영위에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이 또 발목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운영위에 출석하도록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윤홍우·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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