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연기대상 시상식을 연 MBC도 유력 후보로 점친 소지섭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겼다. 소지섭이 올해 MBC TV에서 주연한 ‘내 뒤에 테리우스’는 시청률로만 보면 ‘숨바꼭질’ 등 주말극이 더 높았지만 화제성은 단연 최고였다. 소지섭이 ‘오 마이 비너스’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었던데다, 멋진 첩보부터 코믹한 육아까지 여러 매력을 한눈에 발산한 덕분이다.
2018년 마지막 날부터 2019년 첫날까지 나란히 연기대상을 연 KBS와 SBS 시상 결과도 큰 논란은 없었다. KBS 연기대상은 특히 예년과 비교됐다. 파업 중에도 시청률 45%를 돌파한 ‘황금빛 내 인생’부터 ‘쌈, 마이웨이, ’김과장‘, ’마녀의 법정‘, ’고백부부‘ 등 그야말로 풍작을 이이룬 지난해에는 ’상 챙겨줘야 할 배우‘가 너무 많아 고민이었는데 올해는 기근이라 머리를 싸매야 했다.
KBS는 37%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시청률 13%대를 기록함과 동시에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명민에게 대상을 나눴다. 지난해 ’두 아버지‘ 김영철-천호진에 이은 2년 연속 공동수상이다. 유동근도 언급했듯 ’같이 살래요‘에서 공이 큰 장미희가 받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꼽혔지만 KBS에서 오랜 연기경력을 자랑한 유동근, 김명민이 트로피를 가져간 데 대해 논란은 없었다.
SBS는 2018년 ’리턴‘과 ’황후의 품격‘, 두 작품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리턴‘은 불미스러운 일로 주연 배우가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됐고 ’황후의 품격‘은 한창 방송 중이라 대상을 안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어른들의 리얼 멜로‘라는 새 지평을 열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안전하게 우수한 성적을 거둔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감우성-김선아를 선택했다. 이 역시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2018년 지상파 드라마는 한마디로 ’흉작‘에 가까웠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비하지 못한 사이 tvN, OCN 등 케이블 채널과 JTBC 등 종합편성채널들이 크게 약진하면서 좋은 작가와 대본, 배우들을 조금씩 빼앗겼다. 작품 장르 역시 비지상파 드라마는 엑소시즘부터 증강현실 게임, 시대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시청자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지상파는 하반기로 갈수록 홈드라마와 막장극에 국한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