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업계 1위 카드사도 고객혜택 축소...수수료 인하에 '예견된 부메랑' 확산

출시 5년된 카드 단계적 단종 추진

부가서비스 정리 속도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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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인 신한카드가 항공권 마일리지 적립 등 고객혜택이 많은 카드상품에 대해 연초부터 단종을 추진한다. 출시 5년이 지난 카드상품으로 한정했지만 고객에 주는 혜택이 많아 카드사로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드상품을 정리하겠다는 것으로 고객불만 등의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3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국내 최대의 신한카드가 실적악화 및 당기순이익 급감 부담으로 인기카드 단종에 나서면서 나머지 카드사들도 잇따라 단종 등 고객혜택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2018년 11월28일자 10면 참조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경영계획을 확정하면서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카드상품에 대해 단계적으로 단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혜택이 많아 고객은 선호하지만 카드사 수익성은 떨어지는 이른바 ‘적자카드’를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실적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해 카드를 유지하면 오히려 적자가 나는 카드상품 등을 단종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달 말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당국의 태스크포스(TF) 결과를 보고 단종 규모 등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를 통해 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방안 등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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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고객이탈 등을 우려해 서로 눈치를 보며 혜택 축소에 적극 나서지 않아 왔다. 하지만 신한카드가 동참하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혜택 축소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달 말 금융당국이 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가이드라인을 결정할 경우 카드사들은 항공권 마일리지 적립 등 비용 부담이 컸던 카드상품 축소에 전방위로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마케팅 비용은 줄이라면서도 고객혜택은 줄이지 말라는 애매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한 번에 (카드혜택을) 줄일 수는 없지만 비용절감 차원에서 알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드 소비자 혜택이 급격히 줄지 않도록 관리하겠다” “법인회원에 부여된 과도한 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일반 회원의 카드 사용 혜택은 줄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한적인 혜택 축소를 유도할 방침이지만 시장에 먹힐지는 미지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당국이 카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해왔지만 결과적으로 고객혜택 축소라는 부메랑을 낳게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혜택이 줄어든 고객들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 등을 선호하면서 신용카드의 생존 기반이 무너질 수 있고 나아가 소비 자체를 꺼릴 수 있어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옥션 플래티늄 KB국민카드’ ‘KB국민 가온카드’ ‘KB국민 누리카드’ 등 5종 이상의 카드를 단종시켰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9월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추가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한 ‘더오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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