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①'반도체 쇼크' 수요감소 영향이 결정적…"시장 트렌드 꺾였다"

■'반도체 수출 마이너스'로 본 3가지 포인트는

<수출감소 폭 8.3% 중 7.9%P>

② 1분기 수출선행지수 50 미만

③ 글로벌IT 서버투자 여부 관건

0315A06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 추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우려했던 ‘반도체 쇼크’가 현실이 됐다. 반도체 비수기인 연말·연초라 어느 정도의 부진은 예상됐지만 이번 결과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보다 성장 추세가 꺾였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20.9%를 담당한 반도체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지난달 수출도 덩달아 1.2% 줄었던 만큼 올해 수출 전반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올 1·4분기 반도체 수출 경기를 진단하는 수출선행지수도 부진을 나타내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의 방향성은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IT)업체들의 올해 대규모 서버 증설 계획에 달려 있다. 올해 반도체 수출 동향을 내다보는 3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①반도체 수출 감소 폭 8.3% 중 7.9%p가 수요 감소 영향=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3% 줄어든(2017년 12월 대비) 89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30~50% 고성장을 유지하다가 9월에 20%대, 11월에는 10%대로 내려오더니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더 큰 걱정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유가 계절적 요인보다는 수요 부진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이 반도체 수출 감소 폭 8.3%의 원인을 따져보니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은 0.4%포인트에 불과했고 나머지 7.9%포인트는 수요 감소의 영향이었다. 반도체 업계는 보통 스마트폰 등 가전 생산이 줄어드는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를 비수기로 보는 데 이 영향보다 시장 전반의 부진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트랜드가 꺾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5월까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어서 반도체 수출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②해외 바이어 주문 줄여…1·4분기 반도체 수출선행지수 50 밑돌아= 해외 바이어들도 1·4분기 반도체 주문량을 줄일 계획이다. 코트라(KOTRA)가 공개한 올해 1·4분기 반도체 수출선행지수는 46.3으로 지난해 4·4분기(65.9)보다 19.6포인트나 떨어졌다. 2017년 1·4분기(42.6) 이후 2년 만에 50미만이다.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 동향을 토대로 산출하는 수출선행지수는 50 미만이면 전 분기보다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해석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선행지수가 50 미만으로 내려왔다는 의미는 해외 바이어들이 올해 1·4분기 주문량을 크게 줄일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제품(40.9), 자동차(29.4), 철강(47.3), 석유제품(38.9) 등의 1·4분기 수출선행지수가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수출선행지수는 지난해 4·4분기보다 5.5포인트 하락한 52.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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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3월 글로벌 IT업체 서버 투자 계획이 관건…정부도 긴장= 2017년 반도체 공급 초과율은 △D램 -4.2% △낸드 -3.0% 였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0.5%와 3.0%를 기록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다는 의미로 반도체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지난해 1월 D램 현물가격(DDR4 4GB)은 4.9달러였지만 11월에는 3.35달러까지 내려앉았다.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했던 것은 구글·아마존 등 대형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이 투자 수요가 ‘제로(0)’였을 정도로 여건이 나빠졌다. 반도체의 가격 하락 추세에 업체들도 투자를 뒤로 미룬 탓이다. 정성태 이코노미스트는 “3월이 되면 글로벌 IT업체들의 대규모 서버 투자 계획의 윤곽이 나온다”면서 “IT업체들이 가격 협상을 위해 잠시 투자를 늦춘 것인지, 계속해서 하지 않을 것인지 판가름이 나기에 업계는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둔화를 예상하고 있는 정부도 새해 첫 수출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금융 확대 등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수출이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만큼 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화두를 수출로 삼고 총력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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