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진이 실험용 동물모델로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C. elegans)에서 노화에 따른 운동기능 저하와 수명 단축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미국 미시건대 숀 수 교수팀과 중국 화중과기대(HUST) 류젠펑 교수팀은 3일 예쁜꼬마선충의 신경근육 연결부위에 발현되는 ‘slo-1’ 유전자가 노화 과정에서 운동기능과 수명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화로 인해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모든 생물이 공통적이나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나고 이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것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신경근육 연결부위에서 발현돼 운동신경과 근육 간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slo-1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가 노화가 진행될 때 신경근육 연결부위의 운동신경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약화시키며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slo-1의 작동을 중단시키거나 약물로 SLO-1 단백질의 작용을 막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slo-1이 어리거나 젊은 예쁜꼬마선충에서는 작동하지 않지만 성체가 된 뒤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작동을 시작해 운동기능을 떨어뜨리고 수명을 단축하는 것을 밝혀냈다.
slo-1 유전자가 작동을 멈춘 예쁜꼬마선충은 이 유전자가 정상 작동하는 개체보다 운동기능 저하 속도가 느렸고 수명도 늘어났다. 약물을 투여해 SLO-1 단백질의 작용을 중단시켜도 slo-1 유전자 기능을 중지시킨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숀 수 교수는 “이 연구는 노화에 따른 운동기능 저하를 막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분자표적을 확인한 것”이라며 “SLO-1 채널은 다양한 종에 존재해 다른 동물모델 연구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