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수(사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교수 연구팀 등 국내 연구진이 우주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초고에너지 우주선’(Ultra-High Energy Cosmic Ray)의 생성 원인을 밝힐 가설을 제시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어마어마하게 큰 에너지를 가진 우주 입자로 인간이 지구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입자 최대 에너지(10의 13승 전자볼트)보다 100만~1,000만 배나 세다.
UNIST는 류 교수팀이 초속 100m 야구공의 운동에너지와 맞먹는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지구로 날아오는 이유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는 김지현 UNIST 박사후연구원, 교신저자는 류동 교수이며 강혜성 부산대 교수와 김석 한국천문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이수창 충남대 교수가 참여했다.
초고에너지 우주선 중에는 입자 하나 에너지가 10의 20승 전자볼트(eV) 이상인 것도 있으나 입자가 지구 대기에서 다른 입자와 충돌해 흔적만 남기 때문에 느낄 수는 없다.
과학자들은 최근 미국 유타주 사막에 설치된 입자검출장치인 ‘텔레스코프 어레이(Telescope Array)’를 통해 초고에너지 우주선이 북두칠성 근처에서 다수 검출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하지만 북두칠성 근처에는 초고에너지 우주선의 근원이 될 만한 후보 천체가 없어 여러 추측이 나돌았다. 텔레스코프 어레이 연구그룹에 속한 류 교수팀은 이 초고에너지 우주선이 처녀자리 은하단 내 천체에서 생성된 후 상대적으로 가까운 북두칠성 은하단에서 튕겨 나왔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류 교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을 포함하는 활동성 은하핵도 포함돼 있다”며 “이런 은하와 은하단 충격파 등이 초고에너지 우주선의 기원일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