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주 굴기를 착착 진행하며 미국에 우주패권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에서는 중국이 고개를 숙이는 양상이나 우주에서는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우선 중국은 작년 12월8일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쏜 달 탐사선 창어4호를 3일 사상 최초로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 분지 크레이터에 착륙시켰다. 2013년 말 창어3호가 달에 착륙한 지 5년 만의 도전으로 이번에는 지구와 통신이 되지 않는 뒷면을 공략했다. 달은 자전과 공전 주기가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 뒷면을 볼 수 없어 바로 통신이 안 돼 지난해 5월 통신중계위성(오작교)을 달 뒤쪽으로 미리 보냈다. 앞서 미국이 1968년 말 사상 처음으로 달 궤도에 진입시킨 아폴로8호는 20시간 동안 달 궤도를 열 번 돌 때 뒤쪽에서 통신이 끊어져 애를 먹었다.
창어4호는 탐사로봇(로버)을 내려 지형과 천문 관측, 토양·광물 채취, 중성자 방사선 탐지에 나서고 온실을 설치해 애기장대 식물을 기르게 된다. 2007년 달의 남극에서 물을 발견한 데 이어 식물 재배까지 성공하면 달 기지 건설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중국 28개 대학은 물론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과학자도 참여했다.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 총설계사인 우웨이런은 “예상했던 달 뒷면에 정확하게 착륙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로 우주 강국을 만드는 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며 “시진핑 국가 주석이 ‘우주 강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꿈’이라고 말한 대로 중국은 지금 그 꿈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 하반기 창어5호, 내년 창어6호를 잇따라 달에 착륙시킬 방침이다. 오는 2025년에는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 우주인 상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민간을 포함해 우주로 40회 로켓을 발사하며 미국(35회), 러시아(18회), 유럽(8회), 인도(7회), 일본(6회)을 앞질렀다. 2022년에는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도 가동에 나서며 2020년 기능을 멈추는 미국 우주정거장을 대체하기로 했다.
50년 전 아폴로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 발을 디딘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나사) 예산을 중국보다 갑절이나 쓰며 우주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1972년 아폴로17호를 끝으로 달 탐사를 중단했던 미국이 다시 달 공략에 가속도를 낸다. 현재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민간 우주기업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는 나사는 문익스프레스·에어로스페이스·록히드마틴 등 9개사를 선정해 올해 민간 달 착륙선 발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우주비행사 2명을 민간 우주왕복선에 태워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스페이스X와 보잉은 각각 이달과 3월 무인 달 시험비행에 나선다.
나사는 2024년까지 국제 컨소시엄으로 인류 최초 달 궤도 우주정거장(DSG)을 건설해 10여년간 확충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은 소행성이나 화성은 물론 지난해 말 태양 탐사에도 돌입했고 최근에는 태양계 가장자리 탐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뉴호라이즌스호’가 지난 1일 태양계 바깥쪽 천체인 ‘울티마 툴레(MU69)’ 3,500km까지 접근해 태양계의 원시 상태를 들여다보게 된다. 지구에서 65억㎞ 떨어진 이 천체는 해왕성 너머에 있는 카이퍼벨트에서 태양을 295년에 한 바퀴씩 돈다. 카이퍼벨트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뒤 남은 암석과 얼음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