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2019 신년기획] "中 '개혁개방 제2의 봄' 준비...美와 무역협상 합의점 찾을 것"

■신년 해외 특별인터뷰-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해소 위해 무역분쟁 해결 가능성

中 '안정 속 성장' 무게두며 '기업 氣살리기'에도 힘써

개혁개방 40년만에 다시 강화...한중 경협 확대 예상도

“올해 중국 경제정책의 초점은 미중 무역갈등의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경제안정에 맞춰질 것입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중국 경제는 큰 하락 충격 없이 안정적인 중속성장 속도를 이어갈 것입니다.”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연구원은 베이징시 중심부에 위치한 CCIEE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연초 진행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양국 간 세부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서로 적절한 합의를 찾는 타결 노력을 보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 연구원은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물론 차이신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이 경제 분야를 진단할 때 단골로 초청하는 대표적인 경제·금융 전문가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하이난성 보아오포럼에 주요 연설자로 초대된 그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결국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위기의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하며 미중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아 글로벌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는 지난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40년 만에 또다시 강화된 개혁개방 조치로 새로운 봄을 맞고 있다”면서 “한국이 지난 40년간 1차 개혁개방 시기에 최대 수혜국으로 자리매김했던 만큼 2차 신개혁개방 시기에도 중국 신경제 발전과 함께 또다시 동반성장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옌셩(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 연구원장옌셩(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 연구원



-새해를 맞아 글로벌 시장의 최대 관심은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협상 결과에 쏠려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해 보아오포럼에서도 강조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고율 관세 부과와 여러 압박수단을 꺼내 들었지만 양국의 대치상황이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미중은 물론 전 세계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는 지난 40년간 덩치가 커졌지만 오랫동안 유지된 계획경제의 틀에서 시장경제로 탈바꿈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겨우 글로벌 수준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경제 시대를 맞아 과거 고속성장기부터 내재됐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는 상대방의 경제정책 방향과 문화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90일 휴전 기간에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서는 양국의 피해 확산을 막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미중의 노력이 결실을 얻을 것이다. 세부적 이견을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양측이 적극적 타결 노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수교 40주년을 맞은 미국과 중국이 오히려 신냉전 대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미국은 경제와 정치·군사·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 최강국이고 중국은 이제 신흥 강국으로 도약하려고 준비하는 단계다.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하게 된다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미국과 중국이 휘말리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 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 축하연설에서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원히 형님 자리에 눌러앉으려는 미국은 중국이 부흥하면 자신의 형님 자리가 불안해진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중국의 부흥과 성장은 이기고 지는 싸움의 문제가 아니다. 양국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 전 세계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부흥은 다른 국가를 억압하는 승자와 패자의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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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 발표문에 나왔듯이 올해 경제정책은 안정 속 성장, 온중구진(穩中求進) 기조의 지속이다. 근본적으로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중국의 경제 여건은 아직 탄탄하다. 급격한 성장률 하락 충격은 없을 것이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목표치인 6.5% 안팎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성장 속도가 너무 느리면 일자리와 사회안정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 구간에서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다.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해 경기 부양과 재정적자 확대 정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산업과 경제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이뤄질 것이며 구조개혁과 공급개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 확대도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당국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기업 활력이다. 경기 부양이란 기업의 경제 활력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업이 경제를 이끄는 것이다.

-고속성장 시대가 끝난 중국이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40년이 중국 경제의 첫 번째 봄이라면 이제 중국은 신개혁개방 강화 정책을 선언하며 제2의 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변화를 국제사회가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지난 40년간의 개혁개방 정책 최대 수혜자였던 한국은 시 주석의 신개혁개방 가속화 정책 선언으로 한중 경제협력의 두 번째 봄기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개혁개방의 봄은 이전보다 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해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부동산과 외환시장도 불안했다. 올해 중국이 경계해야 할 최대 위기요인은 무엇인가.

△주식과 외환시장의 경우 정부가 지속적으로 안정관리에 나서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외환보유액도 중국 경제를 당장 위협할 정도의 위험요소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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