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국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애플 폭락의 충격으로 다시 급락했다. 애플은 작년 12월 29일자로 종료된 2019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 문제였다.
애플은 전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99조9,000억∼104조4,000억 원)에서 840억 달러(94조3,000억 원)로 내린다고 알렸다. 수정된 전망치는 애초 전망보다 5∼9% 줄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 같은 실적전망 하향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 전망치 하향의 핵심적인 원인은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다. 애플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애플은 이날 9.96%나 폭락하며 2013년 1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전날 소폭 오르며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글로벌 대장주인 애플이 급락하면서 크게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60.02포인트(2.83%) 급락한 22,686.22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 떨어졌다. 주요 기술주인 아마존(2.52%)과 페이스북(2.9%), 알파벳(2.85%)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변수가 큰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3.85%대, 항공사인 보잉은 3.99%나 내렸다.
여기에다 1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의 59.3에서 54.1로 하락, 전문가 예상치(57.9)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됐다.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롤랑 칼로얀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애플의 상황은 투자자들이 숨을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가이드스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스피카는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목도하고 있는 변동성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합당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성장과 실적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를 마감했고, 올해 이틀간의 거래에서 우리는 더 나쁜 ‘중국 데이터’와 애플의 실적전망 하향을 맞이했다”면서 “시장이 반등하려면 실질적인 호재가 필요하지만 최근 그 같은 호재가 많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통상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의 2.659%에서 2.557%로 하락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