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새해 첫 업무로 일본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한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는 개헌을 통해 ‘전쟁 가능 국가’로의 변신을 추진하겠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개헌안을 제시하고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거듭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돼 여당, 야당이라는 정치적인 입장을 넘어 가능한 범위에서 합의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며 정치권에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조항인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헌을 내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개헌안을 발의한 뒤 국민투표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행보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도 예정돼 있어 만약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개헌 동력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앞서 아베 총리가 방문한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시설이라는 점에서 보수층이 신성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현직 총리의 방문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총리는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2012년 이후 매년 신년에 이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