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펠로시 "트럼프 탄핵, 정치적 이유로 피하진 않겠다"

'국경자금 0' 예산안 통과시켜

트럼프는 브리핑룸 깜짝 방문

"장벽없인 안전도 없어" 재강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진행된 하원의장 호명 투표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는 9세 손녀 벨라 코프먼과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진행된 하원의장 호명 투표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는 9세 손녀 벨라 코프먼과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선출 직후 백악관 브리핑실을 깜짝 방문했다. 국경순찰대 등 관계자 8명을 대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장벽예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선출 직후 백악관 브리핑실을 깜짝 방문했다. 국경순찰대 등 관계자 8명을 대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장벽예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펠로시, 다시 역사를 쓰다.”

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78)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8년 만에 다시 한번 유리천장을 깨고 미 권력 3위인 하원의장에 선출되면서 백전노장의 ‘화려한 귀환’을 과시했다. 3일(현지시간) 개원한 새 의회에서 의사봉을 잡으며 재등판한 펠로시 의장은 이미 2020년 대선국면으로 들어선 워싱턴 정치판에서 야당인 민주당을 이끌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끄는 하원은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비를 뺀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첫 시험대로 불리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서의 충돌을 불사했다.


AP통신은 펠로시 의장이 이날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제116대 연방의회 의장 선거에서 총 220표를 받아 192표를 얻은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의원을 꺾고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일이 쉽고 (여야) 모두가 항상 동의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 동의하지 않을 때도 우리는 서로를, 그리고 진실을 존중한다는 것을 맹세하자”며 협력을 당부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캘리포니아 제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47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돼 미 역사상 첫 주요정당 여성대표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2007년에는 첫 여성 하원의장에 당선돼 2011년까지 재임했다.

미 워싱턴 시계가 이미 2020년 대선정국을 향해 움직이는 가운데 하원의장직에 오른 그는 야당의 수장으로서 내년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본격적인 정면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장 이날 오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정치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대통령 탄핵까지 불사한 일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본인도 이번 하원의장직 수행의 성패는 입법 성과가 명성의 척도였던 과거와 달리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규정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비 50억달러를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선공을 날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펠로시 의장이 선출된 직후 백악관 브리핑실에 깜짝 등장해 국경장벽 건설 예산 관철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지난주 국경보안과 국경통제에 관한 입장을 견지한 데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얻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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