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단독] 카카오 단숨에 따라잡을 '묘수' 될까

■ 네이버, 증권사 인수추진

"더 늦출수 없다"는 위기감 반영

日 메신저 주식거래 국내 접목

'라인' 점유율 확대 등 시너지도

리딩.골든브릿지증권 거론되지만

잠재매물 부족...몸값 인상은 부담




네이버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카카오에 뒤처진 국내 핀테크 시장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인터넷은행과 증권을 넘어 보안, 암호화폐까지 아우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간편결제(네이버페이) 서비스만 제공하는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카카오가 핀테크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바로증권을 인수해 증권업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지금이 증권시장에 진출할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경쟁자인 카카오는 증권사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벌금 1억원에 약식 기소했다. 카카오가 2016년 대기업 집단에 지정될 때 계열사 5개 지분을 누락 신고했다는 이유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사 대주주가 5년 이내에 금융 관련 법령이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없어야 대주주 변경 승인이 가능하다. 재판으로 무죄 확정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이른바 ‘카카오증권(가칭)’은 출범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증권사를 인수하고 제3 인터넷 은행을 설립할 경우 그동안 시장을 선점했던 카카오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카카오보다 먼저 증권사 인수를 완료할 경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뒤처진 라인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선순환의 계기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5월 라인의 국내 사용자는 225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이 5.0%에 불과하다. 3,528명으로 전체 시장의 77.8%를 장악한 카카오톡에 비하면 15분의 1수준이다. 소셜네트워크(SNS)인 페이스북 기반의 메신저(640만명, 14.1%) 보다도 낮다. 국내에서 주식 중개가 가능한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로 발돋움할 경우 미미한 시장 점유율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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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일본 노무라증권과 합작한 라인증권을 통해 일본에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주식 매매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투자상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핀테크 서비스를 국내 핀테크 서비스와 접목할 경우의 시너지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기존 증권업계에서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는 ‘메기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뱅크의 출범으로 은행권에서는 대출금리 인하와 서비스 개선 등과 같은 긍정적 결과를 불러온 바 있다. 네이버가 증권사를 인수하고 인터넷은행까지 설립해 핀테크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경우 주가도 반등할지 주목된다. 네이버 주가는 성장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과 미국 정보기술(IT)주의 약세까지 겹쳐 지난해 내내 약세를 보여왔다.

다만 최근 증권사의 몸값이 뛰고 있는 것은 악재다. 잠재 매물이 많지 않다보니 그만큼 값이 오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딩투자증권이나 골든브릿지증권을 인수 가능한 중소형 증권사로 꼽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하나금융투자와 기업공개(IPO) 주관계약을 맺고 상장을 준비 중이고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최근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영입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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