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힘잃은 증시 '외부'만 쳐다본다

파월 '긴축 속도조절' 신호에

"증시회복 선결조건 마련" 기대

CES에 투자심리 개선 예상속

애플쇼크로 무역분쟁 국면전환

美中 협상 타결 낙관론 높아져

"반도체·지표 부진이 발목" 시각도




연초 효과는커녕 애플의 실적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악재에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힘을 잃었다.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의 실적마저 악화되는 상황이라 국내 증시의 외부 의존도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경제 상황을 고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속도 조절 시그널이 전해졌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CES, 바이오 박람회인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각각 미국에서 개최됨에 따라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전미 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정책변경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전향적인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신호를 보낸 것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총 네 차례에 걸쳐 1%포인트나 끌어 올리면서 중국과 한국 등 신흥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 하락을 초래한 만큼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은 국내 증시 회복에 꼭 필요한 선결 조건 가운데 하나다. 최근 고용 등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해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일 연준을 압박하자 ‘연준의 기조 변화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시장에 퍼지기도 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시중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로 새해 들어 2.62%까지 하락했다”며 “미국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통화정책 역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증시를 압박했던 미중 무역분쟁도 올해 국면 전환이 예상된다. 중국 매출 감소로 올해 1·4분기 실적 전망치를 최대 9% 낮추며 글로벌 증시 쇼크를 이끈 애플 사태가 결국 ‘무역분쟁이 양국 모두에 손해를 안겼다’는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경기 확장기의 후반부로 들어서 지난해처럼 중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상황은 지났다”며 “무역협상 타결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7~8일 베이징에서 차관급 실무협상단이 만나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구체적 합의까지 이르진 못해도 낙관적 기대가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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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요인은 긍정적이지만 반도체 위기론과 국내 경기지표 악화 등 ‘내우(內憂)’가 여전해 증시가 ‘V자 반등’에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8일 발표될 삼성전자(005930)의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으로 현실화될 경우 실적 부담감이 증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성장률 전망의 개선 없이는 완화적 신호가 나오더라도 주식 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기술주의 일시적 주가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 CES에서 신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경우 국내 IT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양한 국내 제약사가 참가하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역시 회계 감리 이슈에 움츠러든 바이오주의 주가 상승을 자극할 이벤트로 꼽힌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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