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타운홀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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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팰로앨토의 페이스북 본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100여명의 임직원과 만났다.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젊은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페이스북 타운홀(Town Hall)’이었다. “저소득·중산층이 주택자금 융자를 받기가 힘듭니다. 대책이 있나요” “임기 내내 일자리와 경제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초점이 재정 적자 감축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입니다.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생각인가요.” 쏟아지는 민감한 질문에 노련한 정치인도 속으로는 땀을 흘렸을 터다.


타운홀 미팅은 정책결정자 또는 선거입후보자가 지역주민과 주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하는 모임으로 1633년 10월8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도체스터에서 마을 공청회를 연 것이 최초의 사례. 본격화한 것은 대통령들이 정책 입안 과정이나 선거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부터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열일곱 번, 빌 클린턴도 재선 전까지 열 번이나 모임에 참석했다. 특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유권자와 생방송 토론을 벌이는 파격을 선보여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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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홀 미팅은 양날의 칼과 같다. 잘하면 바닥 민심을 확인함과 동시에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이 사상 처음으로 일반 국민과 질의응답하는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땅에 떨어진 국가 신뢰를 회복함은 물론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모두의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반대로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청중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내놓아 재선에 실패한 몇 안 되는 미국 대통령으로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창업자를 위한 지원공간을 방문한 데 이어 7일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포함한 200여명의 기업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이달 중순에는 대기업 총수들과 자유 토론 방식의 타운홀 미팅에도 나선다. “격의 없이 자유롭게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번 만남이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돼 경제 활력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송영규 논설위원

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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