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공정위, ‘납품업자에 갑질’ 농협유통에 과징금 4억5천만원 부과




매출을 허위로 일으켜 납품업체에 수수료를 받아 챙기거나 재고를 부당하게 떠넘긴 수도권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운영 법인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농협유통’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5천600만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농협하나로마트 매장은 여러 농협 계열사가 지역별로 나눠 운영한다. 농협유통은 이 계열사 중 가장 몸집이 큰 서울·경기·전주 지역 22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작년 기준 매출액은 1조3천522억원이다.

농협유통은 2010∼2017년 법에서 정한 요건을 위반한 채 납품업체에 제품을 반품하거나 종업원을 파견받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농협유통은 2014년 1월∼2017년 7월 18개 납품업자와 제주 옥돔 세트 등 냉동수산물 직매입거래를 하면서 4천329건(약 1억2천만원어치)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매입거래는 농협유통에 소유권이 넘어가는 거래기 때문에 반품 조건 약정이 없는 한 반품이 불가능하다.


농협유통은 명확한 약정이 없음에도 상품에 하자가 있다거나 명절 등에만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반품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농협유통은 부당하게 납품업자의 종업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2010년 3월∼2012년 9월까지 냉동수산물 납품업자가 임금을 부담하는 종업원 47명을 서면 약정 없이 파견받았다가 적발됐다.

농협유통은 명절 매출 목표량을 맞춘다며 가짜 매출을 올리고는 수수료를 받기도 했다.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은 2010년 9월∼2011년 2월 냉동수산물 납품업자 명의로 약 3억2천원에 달하는 가짜 매출을 일으켰다.

하나로마트의 명절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지만, 농협유통은 1%(약 323만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을 납품업체로부터 받았다가 적발됐다.

농협유통은 2012년 10월∼2016년 12월 6개 납품업자와 체결한 직매입 계약서를 계약이 끝난 날부터 5년 동안 보존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해 과태료 처분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래조건 서면 약정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불공정거래행위 단초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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