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국내 최초로 결핵 환자 폐쇄병동이 생긴다. 알코올 중독·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결핵 환자의 탈출 소동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시 시민건강국과 서북병원에 따르면 결핵 전문 시립 병원인 서북병원에 폐쇄병동을 설치하는 예산안이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됐다. 서북병원 관계자는 “올해 시설공사를 마무리해 내년부터 실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핵 병원에 폐쇄병동이 설치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국비 20억 원과 시비 20억 원을 매칭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이 일부 삭감돼 각각 14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됐다.
서울시와 서북병원은 폐쇄병동 설치로 결핵 환자의 ‘탈출 러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50대 환자가 환자복을 입은 채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돌아다녀 승객 수백 명이 하차하고 열차를 소독한 사건이나 11월 40대 환자가 새벽 시간을 틈타 사복을 입고 병원을 빠져나간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두 환자는 똑같이 알코올 중독 증세를 앓고 있었으며 병원의 치료 권유와 지시에 비협조적이었다.★본지 2018년 12월 1일자 21면 참조
다만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업인 만큼 서울시와 서북병원은 인권 등 폐쇄병동 설립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검토할 예정이다. 서북병원 관계자는 “시설만 생긴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인권 보장 문제, 수용자 기준 등 내부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북병원은 미국 뉴욕·대만 등 결핵병원에 폐쇄병동을 설치한 외국의 사례를 참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