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부검의 구두소견이 나왔다.
8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숨진 A(43) 씨의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신을 살펴본 부검의가 “혈액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 일산화탄소 중독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는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볼 수 있다. A 씨가 발견된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종종 사용되는 도구가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사망할 경우 시신의 혈액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 밖에 외상을 비롯해 특별히 이상한 점은 A 씨 시신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인을 확실히 밝히고자 부검 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아 집행했다”며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A 씨 행적조사를 통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 오후 2시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산 사실과 인터넷에서 이와 관련한 검색을 한 기록을 확인했다. A 씨는 이후 귀가했다가 같은 날 오후 9시께 집 밖으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A 씨의 차량이 세워져 있던 공터 주변 CCTV에는 A 씨 차량이 진입한 이후 다른 차량이나 인물이 진입하거나 빠져나간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A 씨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 조사 등을 통해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동기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A 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 25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보정동의 한 주택가 공터에 세워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가족은 같은 날 새벽 4시 38분께 “집에 있던 A 씨가 유서를 남긴 채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A 씨 자택에서 2.6㎞가량 떨어진 공터에서 숨진 그를 찾았다.
A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국정원 업무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으며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