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페이스북과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포털 중심에서 기술 플랫폼으로의 변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 대표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룩소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글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잘 연결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경쟁에 대해선 “(네이버는) 한국에선 큰 기업이지만 기술인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구글은 5만명의 기술자를 확보하기 위해 말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지금까지 (네이버가) 이겨올 수 있었던 것은 남들과 다른 접근 방식, 지금까지 없던 새 방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기술 경쟁 의지를 드러냈다.
한 대표는 “기술 투자를 하다보니 나중에 여러 서비스로 연결되더라”며 “당장은 (투자에 대한)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나중에 돌아온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창사 20주년만에 처음 참여한 것과 관련해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연결고리가 필요한 부분에 있어선 기술 플랫폼이 시작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네이버는 이번 CES에서 생활환경지능을 주제로 세계 최초 5G 브레인리스 로봇과 실내 자율주행 길찾기 로봇 ‘R1’ 등 13종류의 기술·제품을 선보였다.
구글 맞은편에 자리 잡은 CES 네이버 부스에서도 관계자들은 네이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헤드는 “네이버랩스와 퀄컴이 협력해서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의 초저지연 기술을 로봇팔 앰비덱스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퀄컴과 네이버랩스는 CES가 시작되기 불과 열흘 전인 지난해 12월 28일 기술을 완성시켜 CES에 출품했다. 이날 공개된 앰비덱스는 사람의 양팔과 비슷한 모습으로 악수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내용 증강현실(AR) 길찾기 기술이 적용된 로봇 ‘어라운드 G’도 네이버 부스 한켠에 마련된 미로같은 공간을 능숙하게 돌아다녔다. 어라운드G는 중간에 놓인 몇 개의 장애물을 부드럽게 피하며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형 쇼핑몰 같은 실내에서 어라운드G를 통해 현재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목적지까지 안내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무거운 물건들을 가볍게 나를 수 있는 에어카트는 당장 올해부터 상용화가 될 예정이다. 실제로 100kg의 물건들을 에어카트에 놓고 직접 카트를 앞으로 밀자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게 움직였다.
/라스베이거스=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