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를 오는 2022년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계획을 세웠다고 9일 밝혔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문화관광 분야 공약으로 추진되는 이번 계획은 올해 상반기 중 연구용역을 시작해 연내 최종 보고회까지 끝내기로 했다.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용역은 반구대암각화와 함께 인근에 있는 국보 제147호 천전리각석까지 포함해 진행된다. 두 암각화를 묶어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부른다.
울산시는 또 2억원을 추가로 마련해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한 연구용역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어 내년까지 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전에 해야 하는 우선등재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등재 후보로 선정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기로 했다.
앞서 반구대암각화는 지난 2010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상태다. 잠정목록은 세계문화유산이 되기 위한 예비목록이다. 최소 1년 전에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유산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앞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1971년 발견 전인 1965년 대곡천을 막아서 만든 사연댐 때문에 여름철 우기가 되면 침수됐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노출하기를 반세기 넘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림 훼손이 계속됐고 이후 보존 방안이 오랜 시간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으로 물길을 돌리는 새로운 유로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위적 물길을 반구대암각화가 있는 사연댐 주위를 크게 둘러 조성해 암각화 침수를 막고 울산지역 식수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과 함께 울산권 맑은 물 공급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고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반구대암각화는 대곡천변 깎아지른 절벽에 높이 4m, 너비 10m의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암반에 여러 가지 모양을 새긴 바위그림이다. 바위에는 육지동물과 바다고기, 사냥하는 장면 등 총 200여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주변 10곳 바위면에서 확인되는 소수의 그림을 포함해 모두 300여점 형상이 표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석기 말에서 청동기시대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과 점을 이용해 동물과 사냥장면을 생명력있게 표현하고, 사물의 특징을 실감나게 묘사한 미술작품으로 사냥미술인 동시에 종교미술로서 선사시대 사람의 생활과 풍습을 알 수 있는 최고 걸작품으로 평가된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포경 유적이자 북태평양 연안의 독특한 해양어로 문화를 대표하는 인류 문화유산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전리각석은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위·아래 2단으로 나뉘어 있다. 윗단은 쪼아서 새기는 기법으로 기하학적 무늬와 동물, 추상화된 인물 등이 조각돼 있다. 이 그림들은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랫단은 선을 그어 새긴 그림과 글씨가 뒤섞여 있는데, 기마행렬도와 동물, 용, 배를 그린 그림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이 이뤄 놓은 작품으로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의 생활상 등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천전리각석은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에 의해 1970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견됐으며 문 교수는 이듬해인 1971년 12월25일 반구대암각화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