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향후 2∼3년 내 우리금융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非)은행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14일 우리금융 출범식 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내부등급법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있어 당분간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기업의 M&A를 추진하겠다고 향후 포트폴리오 전략을 소개했다.
현 지주사 체제에서는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내부등급법 적용 당시보다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그는 “규모가 있는 것은 직업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곳과 같이 참여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내년에 자본비율을 회복하면 50%를 인수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증권사를 만약 올해 인수 못 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라며 공통투자 분야로 증권을 예로 들었다.
보험 분야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같은 자본확충 이슈가 있어 “당분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손 회장은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자산 기준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7대 3 내지 6대 4 정도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현재 손자회사로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상반기 내에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일정도 전했다.
그는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면서 “우리카드는 50% 지주사 주식, 50%는 현금으로 매입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우리종금은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수방식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은 그동안 주력했던 동남아 시장을 계속 키워나갈 뜻을 피력했다.
손 회장은 “동남아 쪽을 앞으로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필요하면 M&A도 할 것이고, 몇 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은행만 (해외에) 나갔는데 지주사 체제에서 카드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도 같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그동안 부실 이미지를 씻기 위해 건전성에 역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자산 성장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또 글로벌, 디지털, CIB(기업투자금융), 자산관리 등 4대 성장동력 사업 부문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분야의 인력을 순환근무에서 배제해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외부 인력도 적극적으로 ‘수혈’하겠다고 강조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제가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18.4%)을 매각해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현 지배구조 체제인 과점주주 체제가 “훌륭한 제도다. 이런 모델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발언, 앞으로도 과점주주 체제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IMM PE와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구성된 7대 과점주주가 우리금융의 지분 27.2%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외이사 5명이 우리금융 이사회에 포진해 있다.
손 회장은 “고객들이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그룹 통합마케팅으로 혜택도 많아질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의 의미를 설명했다.
손 회장은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새로 개발하거나 고객에 팔 때 준법 리스크를 체크하도록 했고 고객 관련 부서에 변호사를 두게 했다”며 준법 경영 강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