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세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까지 조사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5일 오전 9시30분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3차 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일과 14일 두 차례 조사에서 40여개에 달하는 혐의 대부분을 신문한 검찰은 이날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5,000만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묻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신문을 마치는 대로 전날 2차 조사를 포함해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를 열람, 진술이 자신의 취지대로 적혔는지 검토에 들어간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11시간 30분가량 신문을 받은 뒤 조서는 열람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11일 첫 신문 조서를 이틀에 걸쳐 13시간 동안 검토한 만큼 이날 조서 열람도 신문 시간 못지않게 길어질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증이 뚜렷한 일부 혐의에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후배 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처리 방향을 이번 주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진술이 전·현직 판사 100여 명을 조사하며 확보한 진술과 물증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달 초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박병대(62)·고영한(64)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