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조만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자본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 문제를 조속히 검토해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현장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세제 이슈가 정치권에 거론된 적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 자본시장 세제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증권
거래세 개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투자에서 적자를 기록해도 세금을 내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풍부한 유동자금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관련해 획기적인 대책을 조만간 집대성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회에 인하 또는 폐지에 대한 법안이 발의돼 논의가 이뤄져 왔다. 주식 투자로 손실을 봐도 세금을 내는 현재의 법체계가 불합리하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양도세 부과 대상(대주주)의 주식 보유 하한선이 작년 4월 종목당 15억원으로 낮춰진 데 이어 내년 10억원, 2021년 3억원으로 하락하는 등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가 확대되는 추세라 이중과세 논란도 나왔다.
집권 여당의 긍정적 반응에 자본시장 조세체계 개편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증권거래세가 양도소득세와 함께 이중 과세돼 조정해달라는 의견들이 간담회에서 많이 나왔다”며 “민주당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증권사 대표도 “증권거래세 관련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며 “결과적으로 투자에서 손해를 봐도 세금을 내야 하는 부분에 문제가 있음을 이해찬 대표가 공감해 고무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대표는 “2.5%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서 자본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 의견을 어떻게 정책화할지 당에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집권여당 대표가 협회를 방문해 금융투자업계 대표들과 공식적인 만남을 갖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 외에 ‘자본시장 활성화 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24명의 증권사·운용사 대표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