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과 5승. 지난 한 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과 태국 선수들이 각각 합작한 승수다. 언제든 우승을 터뜨릴 선수들이 즐비한 한국에 비해 태국은 여전히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하지만 두 나라를 대표하는 상금랭킹 톱3 선수의 상금 합계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은 상금 3위 박성현(149만달러), 6위 유소연(143만달러), 7위 김세영(136만달러)의 상금을 더해 428만달러를 벌었다. 태국도 1위 에리야 쭈타누깐(274만달러), 14위 모리야 쭈타누깐(100만달러), 43위 포나농 팻람(53만달러)의 상금 합계가 427만달러에 이른다. 세계랭킹 1위 쭈타누깐이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고 1승을 올렸던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와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준우승자 팻람이 분전한다면 태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 군단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도 있다.
터줏대감 한국과 신흥강호 태국의 힘겨루기가 2019시즌 개막전부터 펼쳐진다. LPGA 투어는 17일 밤(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의 포시즌골프&스포츠클럽올랜도(파71)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총상금 120만달러)를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시즌 총상금은 7,055만달러로 지난해의 6,535만달러보다 520만달러가 늘었다. 최고 메이저인 US 여자오픈과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이 각각 500만달러로 최대 상금 대회다. 한국에서는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예정돼 있다.
개막전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만 초청했다. 출전 선수는 단 26명. 대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처럼 메이저리그 대선수 등 스포츠·연예계 유명 인사들(49명)이 선수들과 같은 조로 경기한다. 선수들은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겨루고 유명 인사들은 버디 3점, 보기 0점 등으로 집계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을 적용해 총상금 50만달러를 나눈다.
한국 선수는 김세영부터 전인지·이미향·이미림·양희영·지은희까지 6명, 태국 선수는 에리야·모리야 쭈타누깐과 티다파 수완나뿌라까지 3명이 출전한다. 수완나뿌라도 지난해 1승이 있다. 합작 승수를 보면 태국이 도전자지만 1인자 경쟁으로 보면 한국이 도전자다. 지난해 상금왕, 올해의 선수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한 쭈타누깐은 12주 연속 세계 1위를 지키며 새 시즌을 맞이한다. 투어 동료인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의 약혼자를 새 캐디로 고용해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린드베리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지난해 7월 손베리크리크 클래식에서 31언더파 257타의 LPGA 투어 72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던 김세영이 쭈타누깐과 우승을 다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이 있는 ‘투톱’ 박성현·유소연과 ‘여제’ 박인비는 좀 더 준비한 뒤 새 시즌에 뛰어든다. 박성현은 2월21일 개막하는 혼다 타일랜드가 시즌 첫 대회이며 신인 이정은은 2월14일부터 시작되는 호주 여자오픈을 공식 데뷔전으로 삼는다. LPGA 투어 최연소 풀시드 기록의 2000년생 전영인까지 가세하는 한국은 역대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인 15승 경신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