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워싱턴DC를 방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16일 보도했다.
CNN 방송은 이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뒤 이튿날인 18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지는 확실치 않으며,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김 부위원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미국행을 취소한 지 약 100일 만에 북미 고위급회담이 재개되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앞두고 고위급회담 파트너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회담의 일정과 장소,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직전에도 뉴욕을 거쳐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CNN은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 역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확정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국무부 등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김 부위원장의 방미와 그에 따른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베이징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워싱턴발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 부상은 17일 오후 스웨덴행 직항 비행기 표를 산 것으로 확인돼 스톡홀름에서 핵협상 실무 총괄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무부 대북특별정책대표를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최선희와 지난 8월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사람 간 회동이 추진된다면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회담과 실무협상 투트랙을 동시에 가동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