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감에 증권사들도 회사 역량을 IPO에 집중시키고 있다. 관련 조직 확대는 물론이고 IPO 담당 인원을 젊은층으로 물갈이하는 등 실적을 내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O 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006800)는 공모총액 약 5,500억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중위권 수준이었지만 하반기 들어 막판 역전에 성공해 2년 연속 IPO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대신증권이 4,900억원으로 2위에 올라 전년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기존의 ‘빅3’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3,600억원)과 NH투자증권(005940)(2,300억원)은 다소 부진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이 회계감리, 증시 침체 등의 이유로 줄줄이 상장을 미루면서 IPO 시장에 변수가 됐다. 대신증권 외에도 바이오 기업 상장을 다수 주관한 키움증권(039490), IPO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DB금융투자(016610) 등 지난해는 대형 증권사가 부진하고 중소형 증권사가 IPO 시장에서 빛을 발한 해였다.
올해는 지난해 상장 지연된 대어들이 시장 복귀를 앞두고 있는 만큼 IPO 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에 활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속에 IPO 시장은 증권사의 수익원으로 가치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은 IPO 예상 규모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초대어 현대오일뱅크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은 교보생명의 상장 주관도 맡았는데 관련 공모 총액도 1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두 기업만으로 지난해 전체 IPO 시장 공모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상장이 미뤄졌던 카카오게임즈의 재입성을 추진하면서 이랜드리테일의 IPO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바디프랜드와 호반건설, SK매직 등 중대어급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공개 시장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IPO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증권사들이 조직 확대, 인력 조정에 나선 점도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이다. 먼저 투자금융(IB) 분야 대표적 전문가로 꼽히는 정영채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NH투자증권은 IPO 부서 인사를 젊은 피로 대폭 물갈이했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은 ECM(주식발행시장)본부장으로 1971년생인 김중곤 상무보를 승진 발령했다. 산하부서인 ECM1부부터 ECM3부 모두 1970년대생이 부서장을 맡았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IPO 업계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련 인물들은 모두 증권업계에서 IPO 업무만 담당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 1호 발행어음 사업자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정일문 사장이 최근 취임했다. 정 사장은 1988년 입사해 2016년 자산관리(WM) 부문을 맡기 전까지 27년간 IB 부문에서만 활약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1월 IB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IB 법인영업에서 경력을 쌓은 조웅기 사장은 부회장으로, IB 1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ECM본부 내 IPO 1팀 성주완 이사를 상무보로, IPO 1팀내 조인직 부장을 이사로 승진시켰다. 두 사람은 각각 1972년, 1976년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젊은 층을 대거 업무 전면에 배치한 것은 공격적인 영업을 기대한 것”이라며 “올해 IPO 시장에서 증권사 간 실적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