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가 일본에서 기소된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곧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곤 회장의 구속이 길어지고 일본 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프랑스 정부도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르노그룹에 오는 20일 정기이사회와 인사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사회에 2석을 가진 프랑스 정부의 이런 요구는 곤 회장의 후임 인선에 관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닛산이 곤 회장을 곧바로 축출한 것과 달리 르노는 그동안 곤 회장의 부정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곤 회장을 유임시킨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일본에서 구속수사를 받는 곤 회장이 언제 석방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르노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도쿄지방재판소가 곤 전 회장 측의 보석 청구를 기각한 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LCI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사회 개최 요구 사실을 확인한 뒤 “회사 경영진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감된 곤 회장을 이어 르노를 새로 이끌 기업인들도 구체적으로 거명되기 시작했다.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의 세계적인 타이어회사 미슐랭의 장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새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CEO로는 현재 임시 CEO를 맡은 티에리 볼로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세나르가 르노의 신임 회장과 CEO를 겸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프랑스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최근 긴급히 도쿄를 방문해 닛산 측과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