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선언한 후 시리아 내 미군 철수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IS가 배후를 자처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미국 군인과 민간인 4명을 포함해 최소 20명가량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을 타깃으로 미군인 다수가 사망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예정대로 시리아 철군 방침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혀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 만비즈 중심부의 한 식당 근처에서 자폭공격으로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숨진 미국인 4명 중 2명이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 소속 군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미군과 쿠르드민병대원, 민간인을 합쳐 1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는 선전매체를 통해 공격의 배후임을 자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연설을 통해 “최고통수권자의 리더십과 우리 군의 용기, 희생 덕분에 IS에 대한 전투에서 손을 떼고 우리 군대를 복귀시키고 있다”며 “IS는 격퇴됐고 미군 철수계획은 변동 없이 진행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CNN은 “이번 사고는 미국이 시리아 철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미군 주도 연합군 부대원이 사망한 지 몇 시간 되지 않나 펜스 부통령이 IS 격퇴를 선언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행정부가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지만 시리아 지역에 여전히 강력한 위협이 남아 있다는 징후”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부재가 군대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은 “계획도 전략도 없는 성급한 철수는 우리 군대를 더욱 위험하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딕 더빈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발표한 ‘30일 내 시리아 철수’ 계획은 급작스럽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