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미사일 거래' 우리 정부 대책은 뭔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18일 미국에 도착했다. 주목할 것은 김 부위원장이 미국 땅을 밟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다리기라도 한 듯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특별한 위협”이라고 밝힌 점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MDR)’에서 “특히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핏 회담에 앞선 기선제압용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염려되는 것은 ICBM만 콕 찍어 얘기할 뿐 정작 중요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북한과 평화로 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존재한다”며 ICBM만 해결되면 북미 간 대화가 진전될 것처럼 풍선을 띄우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 비핵화라는 말은 꺼내지 않고 대신 북한 미사일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대화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어떻게 하면 미 국민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 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의 생각이 이렇다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은 ICBM 폐기를 내놓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가 중요해 그럴 수 있다지만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북한 비핵화가 ICBM보다 훨씬 중요하다. 더구나 북핵을 내버려두면 동북아시아는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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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미가 이렇게 핵 폐기 대신 핵 동결로 회담을 마무리하는 데 대해 어떤 대책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대책은커녕 그런 수준의 합의를 반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마치 미국으로부터 귀띔이라도 받은 것처럼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카드는 영변 핵시설과 ICBM 폐기가 되고 미국은 부분적 경제제재 해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면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간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북미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합의를 반드시 이루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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