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전 세계 최초로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이전까지 기아차(000270)가 북미에서 판매하는 가장 큰 SUV는 중형급 쏘렌토였다. 더 큰 SUV를 선호하는 라인업이 없어 판매량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005380)가 지난해 말 ‘팰리세이드’를 내놓은데 이어 기아차도 대형 SUV 텔루라이드로 북미를 공략한다.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 태어난 차다. 지난 2016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콘셉트 카로 공개된 대형 SUV가 바로 텔루라이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에서 디자인됐으며 기아차의 미국 생산 공장인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현지에서 제작되는 만큼 올해 북미 시장 판매를 끌어올릴 주역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텔루라이드는 정통 SUV의 정체성을 담은 대담한 박스 형태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힘 있는 직선을 강조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콘셉트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11개 차종으로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가운데 58% 분야에서 판매 경쟁을 하고 있다”며 “텔루라이드로 대형 SUV 시장에 침투하면서 판매하는 시장이 67%로 확대된다”고 말했다.
텔루라이드의 최대 경쟁자가 될 포드 익스플로러도 완전히 바꾼 6세대 모델을 디트로이트에서 공개했다. 익스플로러는 전륜 기반에서 후륜 기반의 모델로 탈바꿈하며 호쾌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10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2.3ℓ에코부스트, 3.0ℓ트윈터보 엔진을 달아 다운사이징과 함께 역동성을 강조했다. 디자인 역시 이전 모델은 거대한 사각형 그릴과 커다란 박스 형태가 특징이었는데 그릴을 줄이고 헤드라이트의 눈매를 조금 더 날렵하게 했다. 뒤로 이어지는 라인도 바람을 가르듯 아래에서 위로 이어 후륜 구동의 다이내믹한 정체성을 담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XT6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급을 내놨다. 중형 SUV XT5와 초대형 에스컬레이드의 공백을 채우는 대형 SUV다. 길이도 5미터(5,050㎜)가 넘고 3열까지 앉을 수 있다. 플래그십 SUV X7을 내놓은 BMW와 레인지로버를 앞세운 랜드로버와 함께 경쟁할 럭셔리 SUV다. 캐딜락의 등장으로 고급 SUV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피니티도 이번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SUV형 순수 전기차 콘셉트 ‘QX 인스퍼레이션’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고성능 차 가운데서는 5세대로 돌아온 토요타의 수프라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02년 4세대 수프라가 단종됐지만 시장에서는 아직도 인기가 있을 만큼 매니아층이 두터운 모델이다. 수프라는 BMW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Z4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BMW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335마력, 최대토크는 50.4㎏·m로 제로백(0→100㎞)을 4.1초 만에 끝낸다.
캐딜락도 기함 CT6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V 버전을 내놨다. 4.2ℓ V8 가솔린 터보엔진을 올린 CTS-V는 10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550마력의 고출력을 낸다. 경쟁모델은 럭셔리 고성능 세단인 메르데세스-AMG S63과 BMW M760Li 등이다.
현대차도 새로운 레이싱 카 벨로스터N TCR을 공개했다. 이 차는 양산차 기반 레이싱 대회 중 하나인 ‘TCR’ 대회를 위한 경주차로 독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에서 개발됐다. 현대차가 i30 N TCR에 이은 두 번째 레이싱 카인 벨로스터 N TCR은 2ℓ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출력 350마력, 최대 토크 45.9kgf·m의 힘을 낸다. 스바루도 WRX STI의 신모델 S209를 내놨다. 200대에 한정 판매하는 이 차는 2.5ℓ 가솔린 엔진으로 341마력의 힘을 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같은 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미래 차에 대한 비전을 보이고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잘 팔릴 차를 내놓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