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수출액이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수출액(부분품 포함)은 146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4억2,000만달러(23.2%) 감소했다. 이는 2002년 113억6,000만달러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16년(300억3,000만달러) 이후로는 3년 연속 감소하며 반 토막났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한 데다 중국업체의 공세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분기별 수출 감소율을 보면 1분기 20.2%에서 2분기에는 15.6%로 낮아졌다가 3분기(19.9%)에 증가세로 돌아선 후 4분기에는 35.3%로 치솟았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포함)이 현지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37% 급감한 43억달러를 기록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인 미국은 50억5,000만달러로 10% 줄었지만 2017년 1위 수입국이던 중국을 추월했다. 스마트폰 해외 생산 비중은 2010년 15.9%에서 2011년 56.5%로 급등한 뒤 2013년 80%를 넘었고 2017년 이후로는 90%대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1분기 기준 스마트폰 국내 생산 비중은 9%에 불과했다.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휴대전화 점유율도 낮아졌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7년 23.3%에서 작년 1분기 25.6%로 개선됐지만 2분기 22.4%, 3분기 20.3%로 계속 하락했다. 이는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업체들의 거친 공세로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휴대전화 부분품 수출도 부진에 빠졌다. 베트남과 인도 등 해외 거점 생산 물량 확대와 맞물려 원가절감 등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부품업체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면서 29.7% 줄었다. 휴대전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도 중국업체의 거친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휴대전화 업체는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휴대전화의 국내 생산 비중이 감소했지만 세제혜택 등을 통해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며, 정책적으로도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렵더라도 벤처와 연구개발(R&D) 강화 등 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4,000만대로 전년보다 5%가량 줄며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