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탈당했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직과 소속 상임위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지난 15일 9채를 매입했다는 첫 의혹이 제기된 후 손 의원이 사들인 건물은 10채, 14채, 20채에서 토지 3필지까지 모두 22건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더구나 해당 지역에 총 60억원의 ‘쪽지예산’ 의혹까지 일자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고 제 관련 문제니까, 제 결백 관련 문제이고 제 인생에 관련된 문제니까 제가 해결하겠다”면서 “제 분신 같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의혹 보도에 대해 모두 부인하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의혹 보도를 최초로 한 SBS에 대해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제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겠다”며 “국회의원 직위를 모두 걸고 개인 명예를 위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과의 소송전도 선언했다. 그는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며 “SBS뿐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로 지금까지 기사를 쓴 기자들과 기사를 모두 캡처해 200여건을 다음주에 바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그동안 투기 의혹을 부인하며 당 지도부에 ‘탈당도 불사하고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회의를 열어 ‘투기가 아니다’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받아들여 손 의원에 대한 조치를 보류한 바 있다.
문체위 간사라는 점에서 지인에게 목포 부동산 매입 권유가 ‘이익충돌 금지’라는 지적에 대해 “문체위나 문화재청에 도시재생과 관련해 얘기를 수없이 했지만 움직이지를 않았다. 목포시는 더했다”며 “어떤 사실관계가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해 밝혀지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제게 쏟아진 부동산 투기, 차명재산, 부당한 압력 행사 의혹과 관련된 언론사 왜곡보도를 검찰에 모두 수사 의뢰하고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며 “0.001%라도 문제가 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해결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탈당하고 명예회복 후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출마하지 않는다. 이미 백 번은 얘기했다”며 “제 지역구 주민을 위해 지금 의원을 사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도시재생, 지역문화 발전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며 다시 국회의원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