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코픽스 7월부터 개편]요구불예금 등도 항목에 포함...대출 금리 0.27%P 낮아진다

잔액기준 코픽스 상품에만 적용

지점장 전결금리 기재도 의무화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반발







정부가 은행 변동금리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 산출 방식을 오는 7월부터 바꿔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대출의 이자가 올 하반기부터 0.27%포인트 인하돼 대출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금리에 개입하는 선례를 만든데다 금리 인하가 은행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국내외 투자자의 이탈 우려 등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 2018년11월24일자 1·11면, 11월29일자 1·3면 참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은행 대출금리 개선 방안’ 발표를 통해 7월부터 코픽스 산정 항목에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기로 했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수치화한 지표로 은행연합회가 8개 은행의 정기예·적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 등을 가중 평균해 발표한다. 그런데 조달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을 포함하게 되면 전체 코픽스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당국이 대출금리 인하에 직접 개입하기는 부담스럽다 보니 그 기준이 되는 코픽스를 내려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코픽스 개편은) 은행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것은 자율적으로 하되 산정방식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면서도 “새로 도입되는 코픽스를 은행들이 적용하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이 같은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잔액 코픽스에만 달라진 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제도 변경은 7월 신규 대출자부터 적용되며 기존 대출 차주는 대출 계약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경우 수수료 부담 없이 상품을 갈아탈 수 있다.

관련기사



일부에서는 정부가 금리산정의 원가를 공개하려다 역풍을 우려해 코픽스 산출 방식 변경으로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새 코픽스 적용에도 대출금리가 가시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또 조정금리 중 차주들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지점장 전결금리를 대출금리 산정내역서에 의무 기재해 고객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변동금리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 부과 방식도 개선해 담보대출은 평균 0.2~0.3%포인트가량 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금융당국은 내다봤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번 개선 방안에 반발했다. 이자 인하분을 은행들이 떠안게 돼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해서다. 더구나 정부가 사실상 시장금리에 개입하는 선례를 낳아 언제든지 정책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은 금리 인하 효과로 대출자들이 득을 보는 것 같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다시 금융소비자에 전가될 것”이라며 “금리통제에 따른 이익 악화 우려가 커지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을 등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일범·황정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