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선거제 개혁 한국당도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내놓았다. 의원정수는 현행대로 300명을 유지하되 소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 의원 200명과 권역별 비례대표 의원 100명을 선출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당 득표율과 의석 배분의 연동 방식에 대해서는 야 3당의 100% 연동 요구에는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무늬만 연동제’라는 비판이 나오기는 하지만 원내 제1당인 여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내놓고 협상에 나섰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없지 않다.


민주당의 결정으로 이제 여야 5당 중 유일하게 자유한국당만이 개혁안을 내놓지 않은 정당이 됐다. 그럼에도 제1 야당에서는 아직 별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단지 민주당 개편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고 국민 동의를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비판할 뿐이다. 여당이 지역구 의석 축소 방안과 국무총리추천제에 대답을 내놓아야 “연동형 비례제와 석패율 제도에 대해 열린 자세로 검토할 것”이라는 주장 역시 개혁안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변명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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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혁은 우리 정치가 노출한 한계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연적 수순이다. 대의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민의가 정확히 반영돼야 하지만 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로는 어렵다. 정당 투표에서 25%의 지지밖에 못 얻은 정당이 총 의석의 41%를 가져가는 모순도, 유효투표의 44%가 사표가 돼버리는 불합리도 없애기 힘들다. 이로 인한 민의의 왜곡은 국민통합을 가로막았고 무책임의 정치와 사회갈등을 심화시켰다. 야당이라고 마냥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투성이 선거제도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낼 수 없다. 주권자의 뜻을 받들고 위기에 봉착한 대의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한국당도 선거제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법정시한인 4월15일을 맞추기 위해 다음달 15일까지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요구한 상태다. 기한에 맞추려면 적어도 이번주 안에 개혁안을 내놓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제1 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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