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4·미국)가 올 시즌 ‘대부2(The Godfather Part Ⅱ)’를 찍을 수 있을까.
우즈의 새 시즌 전망을 담은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의 최근 글에 나온 표현이다. 영화 ‘대부2’는 1편 못지않은 위대한 속편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아주 오랜만에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새 시즌을 맞는 우즈의 심정은 아마도 ‘대부2’ 촬영을 앞뒀을 당시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영원한 골프황제 우즈가 ‘부활 2년 차’의 출발선에 섰다. 우즈는 오는 25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의 토리파인스GC(파72)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10만달러)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새해 첫 출전 대회이자 2018-2019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출격이다. 지난해 9월 시즌을 마친 우즈는 10월 새 시즌 개막 뒤 정규 대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전체 18명 중 17위에 그쳤던 히어로 월드챌린지는 우즈재단이 주최하는 비정규 대회였다.
우즈는 지독한 허리 부상을 딛고 지난 시즌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5년간 이어진 우승 갈증을 풀었다. 지난 시즌 18개 출전 대회에서 우승 한 번과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톱10에 일곱 번 들었고 컷 탈락은 두 번뿐이었다. 544만달러(약 61억원)를 벌어 시즌 상금랭킹 8위에 올랐고 드라이버 샷은 평균 303.6야드(32위)로 40대 초중반임에도 20대 선수들과 어깨를 견줬다. 우즈는 세계랭킹 13위로 새 시즌을 출발한다. 1년 전 이맘때 랭킹이 656위였다는 점을 돌아보면 더 놀라운 부활이다.
이런 우즈를 둘러싸고 장밋빛 기대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대는 세 가지다.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복귀, PGA 투어 통산 82승 최다승 타이기록(샘 스니드)이 그것이다. 이 중 하나만 이뤄도 대부2를 찍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32위에 그쳤던 우즈는 2005년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 마스터스 제패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1위는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PGA 투어 통산 82승에는 2승을 남기고 있다.
토리파인스는 우즈가 여덟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호랑이굴’이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대회에서 일곱 번 우승했고 이곳에서 열렸던 2008년 US 오픈에서도 연장 우승했다. 2008년 US 오픈에서 메이저 통산 14승째를 올린 뒤로 우즈는 메이저 승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골프위크는 “우즈의 토리파인스 성적은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의 지난 4년간 성적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네 시즌 중 세 번을 우승했다. 우즈는 일단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톱10에 진입하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다.
우즈는 PGA 투어의 대표 신성들인 잰더 쇼플리, 토니 피나우와 같은 조로 1·2라운드를 치른다. 쇼플리는 올 시즌 벌써 2승을 거둬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쇼플리와 피나우는 올해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대항전) 단장인 우즈 앞에서 오디션을 보는 셈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 제이슨 데이와 이 대회가 처음인 로리 매킬로이, 미남 스타 애덤 스콧으로 짜인 조도 인기 조다. 세계 1위 저스틴 로즈와 7위 욘 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골프볼을 교체하고 나온 리키 파울러 등도 우승 후보다. 21일 데저트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한 신인 애덤 롱은 캐머런 챔프, 임성재와 신인왕 경쟁을 이어간다. 김시우·김민휘·강성훈·배상문·이경훈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