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를 구속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 콜텍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콜텍공대위), 노동당 등)”
“법치주의에 입각해 공정재판하라.(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을 둘러싸고 진보·보수 단체 인원 수십 명이 집결해 팽팽하게 대치했다. 이들은 확성기로 자신들의 주장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상대 단체를 비방하기도 했다.
콜텍 공대위는 ‘부당한 재판거래 콜트콜텍 원상복귀 요구한다’ 등의 팻말을 들고 오전 9시50분 해직 노동자들이 쓴 판결문을 읽었다. 법원노조는 지난 16~22일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서명운동을 통해 확보한 법원 구성원 3,253명, 일반 시민 1만12명의 서명을 법원에 제출했다. 민주노총과 ‘사법농단 시국회의’ 역시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원노조 관계자는 “최고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대법원장이 동료 법관을 사찰해 불이익을 주고 재판에 개입해 신성한 국민의 기본권을 청와대와의 거래대상으로 삼아 정권에 부역하였고 재판의 독립을 철저히 유린했다”며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범죄자 양승태가 가야 할 곳은 감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길 건너 보수단체들은 ‘문재인 퇴출’과 같은 깃발을 들고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심사를 강력 규탄했다. 보수 단체들은 “행정부가 폭력 집회에 무너지더니 이제는 사법부 수장을 구속하려 한다”며 “좌파 정권의 눈치는 그만 보고 법치주의에 입각해 공정하게 재판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콜텍 공대위가 기자회견문을 읽자 애국가를 불러 방해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양측이 맞불집회로 대치했지만 오전 9시께부터 9개 중대를 투입한 경찰 통제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