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4일 공개한 동영상 포착(캡처) 사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2시 3분께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일본 초계기는 거리 0.33마일(540m)에 고도 60m까지 내려오는 근접비행을 실시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 5점에는 대조영함의 레이더 데이터에 잡힌 일본 초계기의 거리와 방위각, 고도 등이 선명하게 나온다.
‘한국 국방부의 발표가 정확하지 않으며 고도 150m 이었다’는 일측의 주장과 달리 초저고도로 대조영함에 근접 위협비행이 계기에 그대로 기록돼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일본이 고도를 지켰다는 주장을 뒤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P-3 초계기는 사건 당일 대조영함이 “귀국은 우리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로를 이탈하라”, “더이상 접근하면 자위권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내용으로 20여 차례 경고통신을 했으나,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채 함정 60~70m 상공에서 원을 그리며 선회 비행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국방부가 이 사실을 공개하자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즉각 ‘초계기가 적절한 운용을 했다’고 강변했으나 국방부의 이날 자료 사진 공개로 초저공위협비행이 사실로 확인됐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20일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공격용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조난 어선을 구조 중인 우리 함정에 위협 비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한일 양국의 갈등도 깊어졌다.
일본은 특히 올 들어 지난 19일과 22일에도 잇따라 우리 해군 함정 위를 근접 위협비행하는 도발을 되풀이하고 있다. 군은 대조영함에 대한 위협을 포함해 불과 닷새 동안 세 차례나 우리 군함에 위협을 가한 행위의 배경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잇다.
합참은 유사한 위협 비행이 또 다시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자위권적 조치의 ‘대응행동수칙’을 가다듬고 있다. 대응 수칙에는 경고 통신에서 사격통제레이더 가동, 경고사격까지 포함한 무기체계 가동 등의 순으로 대응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