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올해부터 주임·선임·책임·수석 등의 명칭을 없애고 전 직원 간 호칭을 ‘프로’로 통일하기로 했다. 부서장 등 임원이나 지점장이나 파트장 등 ‘장(長)자’가 붙지 않는 자리를 빼고는 모든 직급을 없애 호칭을 단일화한 것이다. 보험사 특유의 권위주의적 문화를 없애고 직무 능력을 우선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서초사옥에서 전 직원 대상 경영현안설명회를 갖고 기존 직급제 폐지와 함께 직원 간 호칭을 ‘프로’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현재 주임·선임·책임·수석의 4단계로 직급이 구성됐다.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오는 3월부터는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장과 임원 등은 기존처럼 직급으로 불리게 된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도 호칭 변경을 하고 있는 만큼 생명도 인사제도 개편을 확정한 뒤 직원들 호칭도 변경하자는 방안을 설명했다”며 “2월이나 늦어도 3월에 도입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연공서열 문화로는 새로운 혁신이 어렵다는 절박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생명은 수평적 소통문화 구축과 입사 연도보다는 직무 능력을 우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중공업 등 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지난해부터 이 같은 인사 개편을 통해 호칭을 변경한 게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삼성생명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