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제2 도시인 바르셀로나 자치정부가 택시업계와 우버 등 차량호출 서비스 간의 싸움에서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최근 택시업계의 요구에 따라 우버 등 스마트폰 기반 차량호출서비스의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우버, 카비피(Cabify) 등 스마트폰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최소한 탑승 전 15분까지 예약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또 차량호출서비스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근거리에 있는 차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기능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승객이 우버 차량을 부르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이 배차되는 현재 시스템의 변경을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이런 규제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하자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산하 지자체들에 필요할 경우 차량호출서비스의 최소 승차대기 시간을 최대 1시간가량으로 늘리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추가로 내놨다.
이런 규제 도입으로 우버와 카비피 등 카탈루냐 지방에서 영업하는 차량호출서비스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버는 23일 성명을 내고 새 규제가 시행되면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인 ‘우버 X’ 사업의 철수를 검토하겠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세계적 관광지인 바르셀로나는 외국 관광객들이 우버를 이용하는 것이 저변화해 바르셀로나시로서도 우버의 경고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카탈루냐 택시업계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바르셀로나 택시조합은 당국이 새 규제를 내놓자 23일 찬반 투표를 통해 6일간의 총파업을 접었다.
카탈루냐의 이런 차량호출서비스 규제는 스페인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바르셀로나에 이어 지난 21일 택시업계가 같은 이슈를 놓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고 도로 점거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스페인 택시업계는 스마트폰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가 전통적인 택시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면서 정부에 규제 강화를 요구하며 곳곳에서 작년부터 총파업과 도로 점거시위 등을 벌여왔다. 최근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일부 택시기사들은 차량호출 플랫폼인 우버와 카비피를 이용하는 차량을 공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