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1R] 파5홀, 호랑이 '버디 사냥터'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올해 첫 라운드 성적이다. 공동 53위에 단독 선두 욘 람(스페인·10언더파)과는 8타 차. 부활의 2018년을 보낸 우즈에 대한 팬들의 관심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몇 가지 사항을 감안하면 기대감을 높인 출발이었다.

우즈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7,79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10만달러) 출전으로 자신의 2018-2019시즌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 들어 열두 번째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지각 데뷔전으로 지난해 9월24일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4개월 만의 정규대회 참가다. 공백에 비하면 실전 감각은 녹슬지 않은 모습이었고 두드러진 샷과 퍼트 실수도 드물었다. 남코스와 북코스(파72·7,258야드)로 나뉘어 1·2라운드를 치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길고 까다로운 남코스를 돌았기 때문에 타수와 경기 내용에 차이도 있었다. 이날 남코스 평균 스코어는 2타 정도 높게 나왔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우즈가 파5홀 4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다는 것. 그만큼 티잉 구역에서 그린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는 의미다. 미국 CBS방송은 “우즈가 몇 차례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쳤지만 스윙과 볼 스트라이킹은 완전한 리듬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우즈는 14개 홀 티샷 중 일곱 차례 페어웨이를 놓쳤으나 큰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았고 그린 적중률 66.7%의 아이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2번홀(파4) 티샷 실수가 보기로 이어졌던 우즈는 6번홀(파5) 그린 밖에서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을 홀에 떨궈 첫 버디를 잡았고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 1타를 줄였다. 약 200m 길이의 11번홀(파3)에서는 5번 아이언 티샷을 홀 90㎝에 붙여 갈채를 받았다.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13번홀(파5)에서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9ｍ 장거리 버디 퍼트로 만회했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끝에 보기를 보탠 그는 18번홀(파5)에서 3.5ｍ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우즈는 “남코스 2언더파는 나쁘지 않지만 몇 차례 좋은 퍼트가 홀에 들어갔다면 67이나 68타를 칠 수 있었다”며 “2라운드 북코스에서는 낮은 스코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가 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면 람은 우즈의 ‘텃밭’을 위협하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토리파인스는 우즈가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7회, US 오픈 1회 등 무려 여덟 차례 우승한 곳이다. 람은 우즈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사이 지난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날 북코스에서 경기한 람은 이글 2개,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단독 선두에 나섰다. 역시 북코스에서 첫날을 마친 재미교포 더그 김(23)과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9언더파 공동 2위로 람을 1타 뒤에서 추격했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7타를 줄여 퍼트 난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며 5위에 올랐고 재미교포 존 진(22)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이 6언더파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북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른 김시우(24)와 배상문(33)이 각각 공동 15위(5언더파)와 공동 27위(4언더파)로 출발했다.